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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지하철은 서울과 달라요
무인 매표소, 동그란 승차권 등 다양한 특색 보여
최진호 명예기자
땅속을 달리는 지하철, 지금도 서울 및 수도권, 부산, 대구, 광주, 대전에서 달리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각 지역의 땅속을 누비는 지하철이 서로 ‘다르다’는 재밌는 사실이 있다. 그럼 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의 지하철은 어떻게 다른지 각 지역의 지하철을 타고 여행을 떠나보자.

매표소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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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1호선 승차권 발매기. ©뉴스미션


매표소에 가보니 사람이 없다. 교통카드도 없는데 어디서 표를 구입해야 하나. 대전은 개통시부터 무인화 시스템을 도입하여 매표소에는 사람이 없어 무인 발매기에서 승차권을 구매한다. 부산도 2005년 9월부터 무인화되었다. 부산교통공사는 경영구조의 합리화를 위해서 매표소에서는 승차권을 판매하지 않는다. 역시 무인 발매기를 통해 승차권을 구매해야 한다. 매표소 무인화에는 인력비 절감과 함께 구조조정으로 실직된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아픔이 뒤따르기도 했다고 한다.

동그란 승차권을 구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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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그란 전자코인 형태의 대전지하철 승차권. ©뉴스미션


무인 발권기를 통해 구입한다. 많이 보던 네모난 승차권이 아니라 동그란 승차권이 나온다. 대구, 광주, 대전에는 플라스틱 재질의 동그란 RF(Radio Frequency)방식의 승차권이다. 전자코인(토큰) 형태의 RF승차권은 지름 35mm, 두께 2mm로, 500원짜리 동전과 거의 비슷한 크기이다. 그래서 승차권이 한 손에 꼭 들어온다. 동그란 승차권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역무원의 수거를 통해 재활용 및 반복사용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고스란히 반납해야 한다. 반면에 부산은 서울과 같이 종이 재질의 네모난 MS(Magnetic stripe)방식의 승차권이다. 서울보다는 조금 작다.

코인 형태의 승차권은 코인 안에 전자칩이 내장되어 입구에 들어갈 때 단말기에 접촉하여 인식한다. 이는 서울, 부산의 MS방식에 비해 입출구에서 통과속도를 빠르게 한다. 나올 때는 자판기 동전투입구와 같이 생긴 승차권 반납기에 넣는다.

스크린도어 앞에서 안전하게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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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통시 모든 역에 스크린 도어를 설치한 대전 1호선의 모습. ©뉴스미션


스크린도어나 안전펜스가 없는 곳에서는 지하철이 들어올 때 아찔하다. 내 앞을 지나가는 지하철을 보면 어찌나 숨막히는지. 철로 위에 자살을 위해 뛰어드는 사람들, 발을 헛디뎌 떨어지는 사람들, 술 취하여 비틀거리는 사람들…. 이처럼 지하철 안전사고가 급증함에 따라 서울 및 수도권 각 역마다 스크린도어 또는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있다.

이에 반해 대전 1호선은 개통시부터 전 구간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에 크게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부산도 1,2호선 전 구간에 안전펜스를, 3호선 전 구간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해 안전사고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광주는 서울보다 더 아찔하게도 모든 역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안에 모두 설치하기로 계획되어 있다.

꼬마 지하철을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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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1호선 지하철이 상무역으로 들어오는 모습. ©뉴스미션


지하철을 기다린다. 들어오는 지하철은 뒤에 몇 개 되지 않는 칸들을 달고 다닌다. 그래서 지하철의 앞에서 뒤가 한 눈에 보인다. 서울 주요 노선은 대체로 10량 1편성, 8량 1편성을 하고 있는 데 반해, 대전 1호선·광주 1호선·부산 3호선은 4량 1편성을, 부산 2호선·대구 1호선은 6량 1편성을 하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인구이동이 덜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운영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이다. 특별히 이동인구가 많을 경우에는 유연성 있게 운영하기도 한다.

또한 지하철이 작아서 아담하게 보인다. 서울은 차체길이 19.5m의 대형전동차를 사용한다. 반면에 대구, 광주, 대전은 자체길이 17.5m의 중형전동차를 사용한다. 지하철의 너비는 차종마다 약간씩 다르나 서울은 대체로 3~3.5m이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지하철의 너비도 차종마다 약간씩 다르며, 대개 2.7m 정도이다. 때문에 좁다는 생각도 든다. 심지어는 좌석에 앉아 마주보고 있는 사람이 서로 다리를 뻗으면 서로 닿을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하지만 내부가 깨끗하고 정돈된 느낌이 있으며, 서울에 비해 광고물 부착이 적거나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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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1호선 내부 모습이다. 열차 사이에 문이 없는 개방형이라서 옆 칸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뉴스미션


한 의자당 앉을 수 있는 사람의 수도 각각 다르다. 서울은 대체로 7명이 앉을 수 있지만 부산 1호선은 10명, 대전·광주·대구는 6명이 앉을 수 있다. 문의 개수도 다르다. 서울 및 다른 모든 지역의 지하철은 문이 4개지만 부산 1호선만은 3개다.

이렇게 서울과 지방의 각각의 지하철이 다른 것은 지역마다의 특성 때문이다. 각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도 다를뿐더러, 지하철을 이용하는 비율도 다르다. 대전 1호선의 경우는 지하철이 개통된 지 일년이 조금 넘었고, 완전 개통된 지는 일주일도 되지 않아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히 낮다.

또한 지역별로 추구하는 교통정책도 다르며, 지하철을 운영하는 주체의 재정적인 여건 등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부산이 재정의 압박으로 인해 과감하게 발권 무인화를 추진한 것과 대전이 안전을 위해 전 구간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한 것이 그러한 예이다. 각 지역에서는 여러 가지 여건들을 감안하여 서로 배울 것은 배워서 이용객들에게 보다 편리함과 안전함을 제공하고, 보다 각 지역의 특색을 잘 반영해 특성화된 지하철을 이루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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