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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cation/Mass

대전의 꽁초먹는 청정매미

열매파파 2007. 12. 20. 06:29
대전의 꽁초먹는 청정매미
매미가 담배꽁초를 먹는다고?
2007년 11월 24일(토) 01:45

충남대학교와 유성온천을 중심으로 대전광역시 유성구 일대 곳곳엔 ‘꽁초 먹는 청정매미’가 보인다. 청정함의 상징인 파란색의 작은 플라스틱 통이 전봇대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마치 매미와 비슷해 앙증맞다. 그리고 길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고 나에게 달라는 듯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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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밑에 매달려 있는 '꽁초 먹는 청정매미'©뉴스미션

‘꽁초 먹는 청정매미’는 주로 전봇대가 있는 횡단보도와 신호등 부근에 많이 있어 눈에 잘 띄어 효율적이다. 하지만 간혹 매미가 배고픈지 담배꽁초가 아닌 담배갑을 먹기도 한다. 어떤 때는 이런 저런 다른 쓰레기를 많이 버려 정작 담배꽁초를 버리기가 곤란하고 외관상 지저분하게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청정매미는 어떻게 태어났나?

대전 유성구청장 진동규 씨(50)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조간신문을 보고 나서 가장 먼저 길거리로 나가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줍는다. 이는 20여 년 전 싱가포르에 유학 갔을 때 받았던 깨끗한 도시 이미지를 유성에 만들어보겠다는 의지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금 몸소 앞장서 청정유성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꽁초 먹는 청정매미’는 이러한 구청장의 의지와 함께 시작되었으며, 유성구청의 슬로건인 ‘청정한 유성 만들기 프로젝트’ 중 하나로 실시되고 있다. 주요 간선도로변과 사거리 등 유성구내 26개소 112곳에 설치한 ‘꽁초 먹는 청정매미’는 지난 4월말에 설치되었으며, 담배꽁초 무단투기자에게 3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노력과 맞물려 그 효율성이 크게 증가했다.

청정매미 사업비는 개당 9만 원씩, 총 1천만 원이 들어갔다. 규격은 18cm X 26cm로 일반적으로 보는 책보다 조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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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라호텔 앞 네거리에 설치되어 있는 모습(유성구청 제공)

청정매미 얼마나 효과 있나?

‘꽁초 먹는 청정매미’ 관리주체인 유성구 환경보호과에서는 자체적으로 꾸준히 조사해 효과를 측정한다. 이에 의하면, 설치 초기인 지난 5월초엔 충대4가 15~20개, 리베라4가 20~25개, 홍인호텔4가 30~40개, 대덕호텔3가 15~20개로 평균 20~25개 정도의 꽁초가 청정매미에 버려졌다. 하지만 5월말에는 평균 100~150개, 6월말에는 250~280개 가량의 꽁초가 수거돼 그 효율성이 입증됐다. 특히, 6월 27일 조사에는 충대4가 230~250개, 리베라4가 240~280개의 꽁초가 버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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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매미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수거하는 모습©뉴스미션

충남대 학생 임채호 씨(언론정보학과·24)는 “전에는 청정매미가 없어서 길바닥 아무 데나 버리곤 했는데 지금은 그러다가도 청정매미를 생각하고 가지고 있다가 거기다 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청정매미 담당자 전상배 씨(대전 유성구청 환경보호과)는 “앞으로도 꽁초 먹는 청정매미가 설치되어 있는 지역에 환경관리요원으로 하여금 청결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담배꽁초 무단투기 단속시 이를 홍보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기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유성에서뿐만 아니라 대전 전체, 다른 시군도 벤치마킹하여 실시하는 것은 어떨까. 담배꽁초 없는 깨끗한 길거리를 만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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