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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습지를 지킵시다”
대학생 습지탐사단 이야기
2007년 12월 26일(수) 06:13
최진호 명예기자
▲경남 창녕에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대표적인 자연습지 우포늪이다. 각종 수생식물로 뒤덮여 있는 모습이다. |
습지가 뭐지?
습지가 무엇인지 아느냐는 물음에 바로 대답하는 사람은 극히 적다. 필자도 대학생 습지탐사단을 하기 전까지는 무엇인지 몰랐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로 인해 습지가 크게 훼손되었다. 바다 전체가 오염되었음은 물론이고, 백사장, 갯벌까지도 검게 뒤덮였다. 여기서 갯벌이 습지 중의 하나라면 대충 눈치를 챘을 법하다. 다행인 것은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힘으로 빠르게 복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멀리서 본 우포늪의 모습이다. |
습지는 ‘물이 환경 및 그 환경과 연관된 동식물을 통제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지역’을 가리킨다. 쉽게 말해 늪, 갯벌, 하천, 못, 저수지, 웅덩이(충청도에서는 ‘둠벙’이라 한다) 등과 그 주변 지역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있어 생태계의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하며, 수질을 정화하는 기능, 외관상 아름답고 특이한 경관을 보이는 문화적 기능 등을 담당한다.
최근 대전에서는 서남부권 개발 프로젝트에 따라, 습지보전법에서 지정한 우수 습지인 월평공원을 관통하는 도로를 건설하는 계획으로 인해 큰 몸살을 앓고 있다. 대전시에서는 도로를 건설하더라도 최대한 월평공원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지만 시민·환경단체에서는 도로 건설을 적극 반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문가 및 주민토론회 등이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 대전 지역의 대학생 습지탐사단(이하 탐사단)이 태어났다.
습지탐사단, 이런 활동을 했어요
▲습지를 찾아 줄지어 탐사를 가고 있는 모습이다.©뉴스미션 |
처음에는 습지가 무엇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조차 모르고 탐사단이 태어났지만 무엇보다 자연을 사랑하고 지켜야겠다는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앞서 있는 학생들로 구성됐다. 지난 10월 대전환경운동연합에서 모집하여 습지가 무엇인지, 습지에서 사는 생물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대전엔 어떤 습지가 있는지에 대해 세 차례 교육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습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전의 습지보전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직접 웅덩이에 들어가 수생식물을 채집하고, 어류 및 곤충을 잡는 모습이다.©뉴스미션 |
이들은 10월부터 11월까지 총 네 차례 습지를 탐사했다. 탐사한 곳은 대전의 3대 하천 중 하나인 갑천과 갑천 상류 계곡, 금강하구 습지 등이다. 시민하천해설가의 설명으로 각 습지에 대해, 그리고 어떤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지 설명을 듣고 질문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리고 실제로 장화를 신고 들어가보기도 하고 이들을 잡아보고, 설명듣고, 기록하고, 사진찍는 등의 살아있는 체험활동을 했다.
▲주변 환경은 어떠하며, 어떤 생물이 살고 있는지 직접 관찰을 토대로 기록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앞으로 대전의 습지 연구에 큰 도움이 될 자료가 된다.©뉴스미션 |
그리고 지난 12월 18일엔 이런 활동을 토대로 대전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을 대상으로 보고회를 가졌다. 그동안의 활동내역과 사진들, 그리고 활동을 하면서 단원들이 느낀 점들에 대해 습지탐사단장 양고은(25) 씨가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또한 습지 전반과 습지탐사대에 대해 판넬을 제작하여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대전 습지에 우리들이 살고 있어요
▲웅덩이 표면을 수생식물이 뒤덮고 있는 모습이다.©뉴스미션 |
대전 습지에는 어떤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을까. 탐사내용을 바탕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대전엔 갑천과 함께 잘 보전된 월평공원이라는 습지가 있다. 두 번째 탐사한 곳은 서남부권 개발을 위한 관통도로가 뚫릴 예정인 지역이다. 시민하천해설가와 간사를 중심으로 학생들은 습지 및 서식하는 생물들과 주변환경을 촬영하기 위한 카메라, 보고서 작성을 위한 필기구, 실제로 들어가서 어떤 생물들이 살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장화·그물망 등을 들고 줄지어 습지로 향했다.
먼저 이곳은 물이 많으면 범람하고 홍수 때 다른 하천과 연결된다는 하천해설가의 설명이다. 억새와 물풀이 많으며, 물이 가득차 있다가 빠진 흔적들이 남아 있는 것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가끔 까치와 비둘기, 노랑턱멧새가 날아다닌다. 무엇보다 이들 새들이 놀라지 않게 슬금슬금.
웅덩이(둠벙) 안으로 들어가 보자. 쉽게는 작은 조리로 물을 떠보면 실잠자리 유충, 장구벌레, 새뱅이가 잘 잡힌다. 그리고 경험은 많지 않아 잘 잡히진 않지만 그물로 이리저리 떠보면 여러 식물들이 채집된다. 물론 뿌리가 있어 채집되지 않는 것들도 있으나 대체로 마름, 말즘, 둥근채, 해캄, 대가래, 새우가래 등이 습지에 서식한다.
▲직접 채집한 생물로, 위에서부터 쭈꾸리, 개아재비, 방개의 모습이다.©뉴스미션 |
그리고 어류로는 참붕어, 붕어, 얼룩동사리, 송사리, 미꾸리, 모래무지 등도 잡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국내종이 아닌 베스가 잡혀 직접 해부하여 어떤 것들을 잡아먹었는지도 생생히 봤다. 그 안에는 막 잡아먹은 새뱅이가 들어있었다. 이밖에 곤충으로는 장구벌레, 방개, 개아제비, 난도래 등도 있었고, 달팽이와 우렁이도 발견됐다.
이밖에 탐사한 다른 습지엔 드렁허리(웅거지), 얼룩동사리, 가물치 등의 물고기, 줄풀, 물수세미, 고마리, 노란꽃창포 등 처음 보고, 처음 들어본 식물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습지는 미래다
▲제1기 습지탐사대의 단체사진이다.©뉴스미션 |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활동들이 계획되어 있을까. 탐사단 활동이 여기서 끝난다면, 그래서 단지 우리들의 앎에서 끝난다면 아무 소용없는 일일 것이다. 무엇보다 습지의 중요성을 알리고, 이를 함께 지켜나가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12월 말까지 대전시민들을 대상으로 리플릿과 습지지도를 만들어 배포하여 이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습지지도에는 대전지도에 습지를 표시하고, 각 습지에는 어떤 생물들이 살고 있는지, 그리고 서식하고 있는 생물들에 대한 설명도 덧붙일 계획이다.
현재 대전에선 습지에 대해 전반적으로 체계화되어 있는 자료도 없고, 연구도 많이 없는 실정이다. 이경호 간사는 “탐사단 활동을 통해 앞으로 습지에 대한 중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대전습지에 대한 연구 자료로 활용할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면서 “지금은 1기 활동이기 때문에 앞으로 2기, 3기를 지속적으로 모집하여 습지를 보전하기 위한 노력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보고서 형태로 발간해 앞으로의 연구에 보탬이 되도록 자료를 생성·보존할 계획이다.
습지탐사단원 김동현 씨(24)는 “탐사단 활동을 통해 대전의 습지를 보전하기 위해 앞장선다고 생각하니 보람있고 뿌듯하며,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알고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습지는 미래며, 습지를 지키지 않는다면 앞으로 자연환경과 공존해 나가기 힘들 것”이라며 습지를 지켜야만 하는 당위성에 대한 견해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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