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을 매우 좋아한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원리이기 때문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으면, 땅 투기를 하지 않으면 부자가 될 수 없다. 또는 주식을 하거나 과도한 헤지(hedge)를 위해 각종 파생상품에 가입하는 등의 일을 봐도 그렇다. 펀드(fund) 또한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경제 운용을 위해 필요한 자금의 통로라는 점에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런 것을 하나도 하지 않은 나는 바보다.

어쩌다 경제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최근 경제의 흐름은 정직하지 못한 사람들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임에 틀림없다. '뿌린대로 거두는 원리'가 아닌 '뿌린 것의 몇 배를 거두기 위한 원리'에 집착한 행태에서 비롯된 위기이기 때문이다. 정직하지 못한 세상이다.

최근 딜레마에 빠져 있다. 내가 바로 이 세상에서 정직하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찰'이다. 나 스스로 충분히 생각하고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는 심각한 문제다. 요즘 가장 큰 고민은 과연 '취직' 문제다. 내가 어떤 곳에 들어가서 어떤 일을 하는가 하는 일은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고, 사회의 첫 발을 어디에 들여놓는가 하는 문제또한 마찬가지다. 취직함에 있어서 정직함으로 승부하고 싶다는 내 '욕심'은 지나친 것일까?

지난 목요일(11.13) CBS 5차 최종면접을 보고 왔다. 집에 돌아오니 벌써 공지가 나 있었는데 과연 정직하지 못한 발표였다는 데 회의감을 느낀다. CBS는 기독교 방송으로써 1954년에 설립되었고, 독재정권 및 군사정권에서 바른 말을 한 언론이 아니었는가. 정직하고 공정한 보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언론이었는데, 이제 신뢰를 잃었다. 최소한 언론인을 꿈꾸는 사람들, 미래의 언론인들에게 말이다.

그건 나의 실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과 최근의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인해 언론사에도 어려움이 닥쳤다는 것으로 일단 커버해 두기로 하고, 내 이야기를 좀 생각해보자. 기자라는 직업을 잠시 꿈꿨다. 적어도 대학교 1학년 때 어떤 길로 가야 할지 망설일 때, 사회복지가 아닌 언론이라는 길을 택했다. 그리고 깨어진 언론의 영역을 중보하고 갈라진 틈을 메우기 위해 기자를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이제껏 기자가 되겠다는 생각도, 마음도 없었다. 그러다 2008년 여름, 한겨레 인턴기자를 하면서 다시금 기자의 꿈을 키워나가기로 마음 먹었다. 9월 중순부터 스터디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해 신문에 묻혀 살았다. 그리고 11월, 난 단기간에 뭔가 해내는 스타일이라 열심히 달려왔지만 이런 일이 발생했다.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더 자세히, 깊숙이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은 역시 인턴기자를 하면서였던 것 같다. 기자는 '간을 팔아 특종을 산다'는 말이 있듯, 술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할 뿐더러 폭탄주에도 끄떡없어야 하며, 매일을 술로 지새워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5차 면접. 면접관 한 명은 나의 자기소개서를 보면서 특이하게도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나?'하는 질문을 했다. 약 1초간 머리를 스쳤다. 정직. 나는 술을 절대 하지 않으며, 꼭 술을 먹어야 기자를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 새로운 기자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몇 번의 오고간 대화 속에서 분명하게 내 신념을 얘기했다.

모 르겠다. 이것이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는 과감한 추측도 했다. 그러면서 술이라는 것, 기독교, 나의 믿음, 신념, 성경, 다양한 해석, 외국, 한국적 상황, 선교사, 별의 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고민했다. 그렇게 고민한 것이 이렇게 4일. 나는 아직 내 신념에 대해 과감히 지키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각자가 믿는 것이 다르고, 행동하는 것이 다를지라도 나는 다른 사람을 존중하되 나 자신에 있어서도 존중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말해, 나는 정직하게 살란다. 면접에서도 말했듯 정직한 사람은 손해를 본다. 그것은 단시간에 나타나는 손해지만 그것은 결코 손해가 아니라고.

"나는 정직한 사람의 형통을 믿는다" 물론 '금주=정직'이라는 논리는 절대 아님을 분명히 한다. 나는 내가 믿는 것과 생각하는 것에 대해 속이지 않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 바로 정직이며, 그것이 행동으로 드러나는 것이 정직이라고 생각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