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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운좋게 동미참 훈련을 받게 되었다. 3월에 이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친구 동현이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여기서 간단히 예비군 훈련 제도를 설명해보면, 제대 후 8년동안 훈련 받는 것이다. 제대한 다음 해가 1년차이며, 1~4년차는 동원예비군, 5~8년차는 향방예비군이다. 동원예비군은 동원부대에 지정되어 2박 3일동안 지정부대에서 훈련받게 된다. 지난해에는 동원 들어갔는데 짜증나 죽는 줄 알았다.

그렇다면 이번에 동원훈련을 받지 않았던 이유는? 알 수 없다. 무작위인듯. 어쨌든 나는 동원에 지정되지 않았으니, 동미참훈련을 받았다. 동미참은 말 그대로, 동원훈련 미참가자를 대상으로 한다. 3일 동안 출퇴근하면서 9시부터 6시까지 훈련받으면 되니 어찌 좋지 아니한가.

우선, 첫째날, 350명 정도가 참석했다. 월롱예비군훈련장에서 받게 되었는데 들어가서 신원확인 후 조지정 명찰을 받고, 총기와 장구를 지급받게 된다. 군대라는 곳은 참 게으른 곳이다. 시간 약속 하나 지키지 않고, 시간을 죽여가면서 대기를 시킨다. 어쨌든 10시가 한참 넘어서 입소식을 하고, 사격을 하고 나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신원확인할 때 산 4000원짜리 식권으로 밥을 타 먹고, 2시까지 쉬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또 시간 죽이기... 안보교육 받는다고 하는데 챙겨간 PMP로 보스턴리갈(미드)을 보았다. 5시쯤 되니 집에 보내주는 듯.

둘째날, 비가 펑펑 왔다. 너무나도 기뻤다. 하루종일 실내에서 교육을 받았다. 통신장비, 화생방 및 구급법, 안보교육을 받고 5시쯤 끝났다. 시간이 너무나도 아까웠다. 왜 이 청년들을 이 자리에 모이게 해서 전혀 쓸 데 없는 교육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건 교육이 아니다. 99퍼센트가 자고, 딴 짓 하는데 교육인가?

셋째날, 하루종일 비가 오길 바랬다. 오전에는 나의 간절한 소망대로 비가 한없이 왔다. 안에서 빗소리를 듣노라면 기분이 너무나도 좋다. 대충 VTR 시청하고 점심먹고 비가 그쳐서 서바이벌한단다. 짜증나 죽는 줄 알았다. 제대로 하지도 않으면서 구색만 갖추긴. 페인트탄도 제대로 나가지 않는 총을 가지고 뭘 하란 말인가. 안 하느니 못하고, 하지 말아야만 했다.

이렇게 지겨운 3일간의 교육을 마쳤다. 어떤 글이든 그렇듯 나는 내 소감을 간단히 남긴다. 지겨웠고, 짜증났고, 도움 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제도는 반드시 사라져야만 한다. 간단히 남긴다. 아, 그리고 예비군훈련 교관은 체육선생님 다음으로 좋은 직업같다. 하지만 절대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루에 차비 3000원, 식비 4000원 주더라.

26일(수)에 예비군 훈련 또 오란다. 향방작계훈련?!

/ 월롱예비군훈련장 200908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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