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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뜻을 저희 세대가 이루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
방명록 한 귀퉁이에 끄적였다.

오전 10시 40분, 서울역사박물관 주차장에 YTN, KBS차가 서 있다. 갑자기 무슨 일인가 싶더니 길가에는 닭장차가 떳떳하게 줄줄이 주차되어 있다. 덕분에 차도 많이 막혀주시고, 순간 잘못한 것 없는 무고한 시민인 내가 덜덜 떨게 만들었다. 한 대, 두 대, 세 대, ……, 사십 대, 사십한 대. 대전에 있는 은영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광화문에 닭장차 사십 대 넘게". 사십두 대, 사십세 대, ……, 오십 대, 오십 한 대. 큰 길가뿐만 아니라 골목골목에도 '불법주차'가 되어 있었다. 딱지 떼면 몇 백만원 나올지도 모르겠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국민분향소 때문인가보다. 밤 11시 즈음에 보니 그 많던 차에서 나온 경찰이 다 왼쪽편에서 네 줄 정도로 줄지어 앉아 있고, 오른편에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앉아 있었다. 제발 충돌이 없기를….



서울역사박물관 앞에는 정말 크게 '謹弔'라고 써 있었다. 엄숙한 마음으로 입구를 들어갔다. 밤이라 많은 사람들이 있지는 않았지만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국화꽃 한 송이를 앞에 놓고, 묵념하는 동안 기도했다. 다시는 우리 나라에 이런 비극적인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산 사람이다. 다만 죽은 사람의 삶으로부터 남아 있는 것이 있다면 민주주의를 위한 열망, 진짜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뜻'이다. 시작이다. 뜻을 이루기 위해 산 사람들은 노력해야 한다. 나 자신도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열심히 살 것이다. 정의를 위해 스스로 권력을 포기한 한 나라의 대통령 노무현, 사람을 위해 살아온 사람 노무현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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