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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cation/Intrapersonal

탄핵?

열매파파 2008. 5. 5. 23:55

탄핵?

씁쓸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건을 기억한다. 그는 인터넷의 힘을 엎고 대통령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인터넷에서 어떤 발단이 되기보단 국회로부터 (당시 새천년민주당 조순형 대표) 시작되었다. 이는 일파만파 확산되어 헌법재판소까지 가게 되는 재미있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탄핵'이 무엇인지 몰랐던 국민들을 일깨워주었던 씁쓸한 기억 중 하나다.

국민들은 이제 탄핵이 무엇인지 안다. 그 당시 나라 전체를 뒤집었던 사건 때문이다. 방금 전 네이버를 통해 다음 아고라의 이명박 대통령 탄핵에 관한 서명이 100만을 돌파했다. 한 마디로 목표치에 도달했다. 기사들을 보면 알겠지만 최근 독도 문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 영어공교육 문제, 인터넷 종량제 문제 등 다양한 요인들이 결합된 산물이라 하겠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인해 국민 건강에 위협을 가할 가능성이 다분히 높다. 사실 광우병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있지도 않다. 다만, 위험하다는 것뿐이며, 결코 다른 사람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탄핵소추안이 올라가거나, 국회에서 논의, 아니 전처럼 난리가 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인터넷으로부터 여론이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다시 기성언론을 통해 재매개되어 보도되고 있다. 여기서 짚고 가야 할 문제가 있다. 여론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공중의 의견이다. 이 서명에 참여한 사람의 인구통계학적 수치는 나와 있지 않지만 대부분 10~20대, 조금 더 넓게 보면 30대까지 포괄할 수 있다고 본다. 인터넷 이용자의 특성과 세대간 매체 사용에 대한 성향을 분석해 볼 때는 불특정 다수의 여론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본다.

이번 선거에서도 역시 젊은층의 보수화 경향과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음에도, 나라를 생각하는 이들은 역시 소위 진보세력에 표를 던졌다. 진보세력이라는 말은 물론 부적절하다는 것을 안다. 반한나라 세력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듯하다. 말하고자 하는 것은 대체로 이들이 서명에 참여하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때문에 100만이라는 목표에 쉽게 달성할 수 있었으며, 이로 인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것은 그다지 옳은 판단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이를 과장보도하거나, 반대로 보수언론의 편들기는 옳지 못하다.

국민의 판단도 그러하다. 하나의 사안으로 인해 과잉된 행동을 보이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2002년의 함성과 효순이 미선이 사건과 같이 인터넷의 힘을 이용해 온 국민이 하나되어 좋은 결과를 낳았던 일들을 기억한다. 하지만 2004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국민투표 여론, 2005년과 2006년의 황우석 대국민 사기사건, 2007년 버지니아 참사도 기억한다. 우리의 뜨거운 냄비 정신과 더불어 특유의 민족주의적 성향이 국가 전체를 흔들어 혼란에 빠지게 하는 일들도 많이 보았고 경험했다. 탄핵이 무엇인지 모를 때가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성급하지 않은지 다시 한 번 돌아볼 때다. 힘 있는 자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반대로, 힘 없는 자는 탄핵이라는 돌을 집어 들었다.

몇 가지 점을 짚고 가고 싶다.
1) 국민의 대표라는 작자(조금 격해지긴 했다)가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하겠으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며, 국민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한 후(이미 수렴되었다) 결정해야 할 것이다.
2)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을 통해 충분한 토론과 수렴과정을 거쳐 이를 표출하는 행위는 참여민주주의를 실현시키고 있으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숙의민주주의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3) 하지만 인터넷 여론의 특성을 고려해 이것을 불특정 다수의 의견인 양 보도하는 기성언론과, 반대로 왜곡하는 보수언론은 반성해야 할 것이다.
4) 인터넷의 가장 큰 장점인 개방성을 살리되 비실명성을 이용하여, 그리고 숙의과정이 없이 현재와 같은 극한적 태도와 숙의과정이 없이 비난하는 나의 모습을 반성하고 넘어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2MB 이야기나, 쇠고기 이야기, 여론 이야기, 언론 이야기를 따로따로 하고 싶지만 쓰다보니 할 얘기가 너무 많아 두서없이 쓴 것 같다.

 

 

2008/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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