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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cation/Interpersonal

화려한 휴가

열매파파 2008. 12. 18. 15:14
P가 추천해준 몇 가지 영화 가운데 하나인 화려한 휴가.

오랜만에 영화를 보면서 울었다. 늘상 등장하는 희귀병 이야기도, 이복 이야기도, 오해 이야기도 아니었다. 역사적인 사실뿐이었다. 나는 6차 교육과정이기 때문에 근현대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그저 수박 겉핥기식 교육으로 배운 것이 이 시대의 근현대사이다. 어느 시대에는 무슨 사건이 일어났고, 그 결과 이렇게 되었다는 그따위 연대기식 수업이 다였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 사회에서의 민주화가 존립하는 이유나 배경을 알지 못한 내가 부끄럽게 느껴진다.

개인의 이기심과 명예욕에 의해 자행된 무참한 사건. 무참히 짓밟힌 시민들의 모습을 볼 때, 이 시대의 민주화는 그냥 그대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었음을 실감케 한다. 국제면을 통해 미얀마, 타이 등의 소식을 보게 된다. 군부와 반동세력에 의해 장악되는 모습을 글로 접하기만 했고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눈물은 슬픔의 눈물도 있지만, 분노에 차는 경우도 있다. 나의 경우는 후자가 더 강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이와 같지 않은가 생각해본다. 촛불집회 당시에는 광화문 일대를 탱크가 밀고 들어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보았다.

영화평에 많은 댓글이 달려 있다. 대체로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미흡했다는 평가지만 무엇보다도 이 역사적 사건을 어떻게 볼까에 대한 논쟁이었다. 5.18폭동이라고 일컫고, 전라도사람들의 헛된 자만감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전두환이 아직도 살아 있음에 분개를 느낀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다. 이런 만행을 저지른 사람이 아직도 함께 숨쉬고 살아가고 있고, 대통령을 했고,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대우를 받고, 엄청난 비자금을 조성했고, 아직도 뉘우치는지 뉘우치지 못하는지 모르겠지만 살아 있다.

나 자신은 과연 이 세상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돌이켜 보며, 부조리한 사회를 개혁하고, 민주화를 위해 마음을 변화시켜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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