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Communication/Intrapersonal

대청댐

열매파파 2008. 7. 29. 01:15
대청댐.

초등학교 때 아버지와 오토바이를 타고 대청댐을 왔던 일이 생각난다.
중학교 때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대청댐을 향해 씽씽 달렸던 일이 생각난다.
고등학교 때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타고 거의 주말마다 대청댐 주변을 드라이브를 했던 일이 생각난다.
대학교 때에 생긴 몇 가지 추억도... 한 조각, 또 한 조각 생각난다.

대청댐은 나의 많은 추억들, 기억들이 묻어 있는 공간이다. 여기 오면 마음이 트이고, 답답했던 것이 강바람과 함께 스르륵 풀린다. 잔잔한 대청호의 모습에 내 마음의 눈이 감긴다.

급작스럽게 S양과 저녁을 먹고, 씽씽 달려 대청댐에 왔다. 날씨가 너무 덥고, 습해 짜증나는 날씨지만 강 옆에서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있으니까 미세한 바람이 내 뺨을 스친다. 조금씩 더위가 식어지고 밤이 깊어진다. 나는 사람들과 대화하며 교감하는 것이 좋고, 내 얘기하는 것, 듣는 것 모두 좋다.

S양은 초등학교 동창같이 편하다. 나보다 생일이 무려 5일이나 빨라 5일연상이라고 일촌명을 붙인 친구다. 평소에도 서로 너무 편하게 대해서 가끔 미안하게 실수할 때도 있지만 마음에 담아두거나 하는 일이 없다. 다만 감수성이 풍부해 감정에 휩쓸리는 경향이 있지만 마음은 참 깊은 친구다. 오늘도 재미없는 나의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맙고, 나를 잘 챙겨줘서 고맙고 그렇다. 나는 네 생일 때 챙겨주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물론 생일은 이 날 기준으로 내일이다.) 내일은 집밥 챙겨준다고 했는데 살짝 미안한 마음과 약간의 기대감이 있다.

대청댐은 또 하나의 추억을 가져다 준다. 오랜친구는 아니지만 오랜친구와 같은 그 친구를 조금씩 알아가고 삶을 조금씩 나눌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삶을 느끼게 하는 또 하나의 조각이다.
댓글